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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9월 03, 2009

위키백과 10만을 돌파하다!

2009년 6월 4일 한국어 위키백과가 드디어 10만 항목을 돌파하여 백과사전으로서 틀을 갖추게 되었다.


위키백과의 영문 자료수가 120만에 즈음했을 때 영국의 저명한 백과사전인 브리태니커는 출판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였다. 브리태키니커 뿐만아니라 모든 백과사전을 서비스하는 업체에 있어서 위키백과는 치명적이다. 2009년 6월 4일을 기준으로 한국어 위키백과는 10만을 돌파하였고, 영문 위키백과의 자료수는 280만, 중국어는 25.5만, 일본어는 59.14만에 이르렀다.


10만을 돌파한 한국어 위키백과

불평등한 매체

위키백과는 전혀 평등하지 못한 매체이다. 위키백과의 영향력은 위키 참가 또는 사용 인구가 많을 수록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문화적, 언어적 빈익빈부익부의 매체이다. 위키백과는 언어와 지식의 격차를 심화시키며, 언어권 국력과 인구에 의해 좌우된다. 즉, 나라와는 상관없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많고 잘 사는 나라일수록 내용이 풍부해 질 수 밖에 없다.


겨우 두번 째 탭 (중간 좌측)에 위치한 한국어 위키백과


전세계의 지식유산

위키백과에서 가장 당황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개념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당연할 지 모르겠지만, 북한이라는 말은 한국어 위키백과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약간 낯선 국명을 만난다. 또한 중국도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 민국으로 국가의 개념을 구별한다.

한국어도 한국 사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과 재일교포, 조선족과 까레이스키와 같은 북한 문화어 사용자와 재미교포, 재일교포 등 재외교포 중 서울 표준어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모든 한민족들이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위키백과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표준어를 중심으로 저작될 수 밖에 없다.


정치적인 파워

이렇듯 백과사전이 미치는 영향은 단지 백과 사전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적인 파워에도 위키백과는 치명적이다. 2005년 10월 26일 위키백과는 중국 인터넷 당국이 위키백과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물론 북한도 위키백과의 차단국 중에 하나이다. <천안문 사태>와 같은 항목은 중국으로서는 너무나도 민감하지만, 거의 모든 언어로 위키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이 아닐 수 없으며, 북한도 김일성이나 김정일 등의 인물 소개서 부터 공개되는 체제 유지가 위험한 그런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위키를 공개하기 힘들 뿐더러 인프라 자체도 썩 좋지 못하다. 한국도 북한이나 중국과 별 다를 바 없다. 체제와 정치 시스템의 우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북한 관련 모든 사이트는 차단하고 있다.


이것은 위키백과의 장점 중에 하나는 동일한 항목에 대해, 여러 언어로 번역되는 장점에서 기인하였다. 결국 전 세계 언어로 홍보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현실을 공개할 수 없는 나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다국어의 장점 때문에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지방자치체가 홍보를 위해 꼼꼼한 지원을 한 흔적이 나타난다. 아시아에서는 자료량이 가장 많은 일본어 위키백과를 보면, 지방 곳곳까지, 작은 철도역 하나까지 세세한 정보가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2009년 3월 26일까지 진행된 다음-위키백과 - 서울시의 <서울시 지식공유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이용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자료는 여전히 외국보다 빈약한 곳이 많다.



위키백과는 중립?

위키백과는 표면적으로 중립성을 고수하며, 진실을 옹호한다. 말 그대로 표면적이다. 위키백과는 협업에 의해 만들어지는 백과사전이며, 사용자가 모두 극우나 극좌라면 그 정보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다. 이의를 제기하면, 토론에 의해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독자적 연구금지!"와 같은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독도나 기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보면, 여전히 그 나라의 입장을 반영한다. 독도의 일본어를 누르면, '쓰시마섬, 시마네현'(竹島 (島根県)으로 연결되며, 영어를 누르면, '리앙쿠르 락스'(Liancourt Rocks)로 연결된다. 양쪽에서 주장하는 역사적인 근거가 다르니 주석을 나타내는 Reference에도 각자의 주장에만 신경을 쓴다. 관리자는 언어권 별로 있으니,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다양한 서비스 연계

위키백과는 다른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것은 물론 포털이다. 유료로된 백과사전을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백과사전의 빈틈을 위키는 착실히 메워준다.

구글 어스는 위키와 연계된 가장 편리한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조선 왕릉을 보자,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은 능묘의 정보엔 위성좌표가 꼼꼼하게 표시되어 있다. 이것을 클릭하면 외부의 창이 떠서 구글 맵 등의 서비스로 연계된다.


구글 어스에 들어가서도 위키백과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연계되어 있다. 물론 옵션이니 체크가 된 상태여야 한다.


10만 돌파의 의의

비록 겨우 10만을 돌파하였지만, 위키백과의 잠재력은 여전히 무한하다. 위키백과의 특성 상 서비스 이용자수나 필자로 참여하는 사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참여의 문턱이 높은 것은 개선해야 할 사항 중의 하나이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지만, 계정 사용자 중 9/10는 거의 참여를 하지 않는 휴면 사용자이고, 바꿔 말하면 10명 중 9명은 탈락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GFDL의 특성을 이해하고, 위키의 문법을 이해하고, 위키백과의 룰에 적용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현실적으로 대학생 이상의 제대로된 리포트를 쓸 수 있는 이용자(베끼지 않고 자체적으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이용자)와 외국어 능력이 어느 정도 가능한 이용자만 별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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