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목록

수요일, 9월 09, 2009

[딴죽걸기] 한국 양궁 컴파운드 예고된 침몰?

제목을 읽는 독자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것은 2009년 9월 5일 연합뉴스의 기사 제목이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5일 울산에서 계속된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 닷새째 경기에서는 남녀 대표팀 모두가 메달권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128강전과 16강전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
그러다 보니 국제 양궁계에서 한국은 `반쪽 최강'이라는 비아냥도 계속됐다.

(연합뉴스 2009년 9월 5일자

결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단체전 합계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를 따내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2009년 9월 9일 똑 같은 기자가 작성한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자!

특히 금메달은 물론, 은ㆍ동메달도 따낸 적이 없는 이창환은 결승전 이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다. 결과론적이지만, 두 사람의 우승은 이미 예견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궁인들이 `길조'라고 여기는 경우를 두 사람이 나란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특정 기자를 언급하고자 함도 아니고, 특정 언론사를 언급하고자 함도 아니다. 다만, 전체를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이 형편없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어떤 종목이든 주력 종목이라는 것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동계올림픽 종목인 쇼트트랙 같은 것이다. 이것은 전체를 키울 수 있는 예산이나 형편이 되지 않을 때 전략적인 대안으로 삼는 것이다.

양궁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이 비록 실질적인 세계 1위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해서, 전종목을 석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상기의 기사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수준이 아니라, 준비하지 않았으니 형편없는 결과를 냈다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 양궁을 아주 비꼬면서 말이다.

한국 양궁이 전략과 전술없이, 방향성이 없이 가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까지 저변을 확대할 형편조차도 되지 않음을 기자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작 단계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걸음마를 하는 아이에게 이런 식의 기사는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할 뿐이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