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가까운 친인척 관계인 보안사 출신의 한 국방부 장교가 내게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김대중 그 빨갱이 색히~의 서재와 지하실에는 세상의 온갖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매뉴얼이 있다. 살인, 선동, 자살하게 하는 방법 등등~~"
91년 그 때 ...
그 자리는 내가 대학생으로 시위를 하다가 들켜서 그 분에게 꾸중을 듣는 자리였다. 옷에 한 향기 가득 .... 최루탄 냄새를 머금고 집에 들어갔다가 한소리를 듣어야 했다. 하긴 내 평생 지랄탄이 신기전에 나오는 화살처럼 그렇게 하늘을 새카맣게 물들일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경험해야 했다. 그 넓은 서울광장을 신기전을 연상케하는 페퍼포그(Pepperfog Car, 최루탄을 쏘는 기계 차) 40여대가 일렬로 가로 막고는 시위 군중을 향해 새카맣게 지랄탄을 발사하였다.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날아오는 지랄탄은 맞아도 죽지는 않지만 매캐하고 눈을 못뜰 정도의 매운 연기가 난다. 군대가서 화생방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또는 직접 페퍼포그의 지랄탄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그 위력을 잘 알 것이다.
당시 그 분 댁에서 신세를 지고 있던 내가 그렇게 집으로 갔으니, 조용히 그 분 앞에 불려 갔다가 들은 말이 바로 그 말이었다.
그분께선 우스개 소리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그런 설교를 거의 25년간 들었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정보에 너무나 가까이에 갈 수 있는 그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라웠지만, 경상도 출신의 장교에, 전라도라면 이빨을 가는 그분이 가진 한계 때문에 그려러니 했다.
얼마 전 촛불 집회 때도, 이미 군대를 오래 전 퇴역한 그 분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대한 민국 정부는 모두 뭐~ 하는거야! 저런 새끼들~ 기관총 세워놓고 다 쏴버려야지!"
이미 머리가 다 자란 조카들은 그런 아빠를 조용히 나무랬다.
"아빠는 그냥 좀 조용히 있지?"
그때도 여전히 웃고 말았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내가 사는 주위에 너무도 많다. 물론 경상도 지역이다. 편견은 무지의 소산이라던가? 건강하지 못한 언론은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 세상을 보는 눈을 혼탁에 빠뜨려 놓았다. 역시 건강하지 못한 언론은 세상을 타락시킨다. 국민건강을 위해 촛불을 들었던 일반 시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임진왜란 때 나라를 침범했던 왜적으로 취급받았고, 그들을 탄압한 이들은 대첩의 공을 세운 사람들이 되었다.
이미 국민들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고, 초등학생마저 도덕의 필요성을 부인한다. 정직하게 살 필요 없다. 착하게 살면 자기만 손해이며, 세상에 당한다. 돈만 벌 수 있다면 한 탕도 불사한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가치관이란다. 정말 암담하지 않은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제 애국의 가치조차도 희미해지고 있다. 국민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국가를 바로 세우지 못하는 지도자는 그 존재가치가 없다. 지금의 세상은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그 가해자들이 집권한 세상이다. 독재자의 딸이 어찌 된 일인지 국민의 최고 지지를 받고 있고, 거짓말쟁이의 지지율은 40%에 이른다고 한다.
참으로 암담하고 재미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댓글 2개:
그렇죠? 사회지도자라는 분들이 너무 양심이 없습니다.
너무나 견고하여 쉽게 무너질 거 같지 않습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