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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2월 01, 2010

사회적 거리에 대한 단상

2008년엔 촛불이 사회를 뒤집었다면,

2009년 말 한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은 단연코 루저 발언이다.

이 사건의 단면에는 적지 않은 사회적인 문제가 숨어있다.
일단은 사회적 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흔히 모르는 타인과의 거리가 3m라면, 사업적 거리는 60cm, 친구와의 거리는 30cm, 연인과의 거리는 3cm라고 하는데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대학교 때 영문 원서로 된 언어학 개론에서 배운 내용이었다. )

사회적인 거리는 흔히 사업적인 관계(고객관계이던 아니면 잠재적인 고객이던)를 의미하며, 친구와의 거리는 친구일 수도 있고, 지인일 수도 있다. 이러한 거리는 자연적으로 형성되게 된다. 루저 발언에서 나타난 문제는 이 사회적인 타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친구와의 거리에서나 가능한 발언을 해 버렸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말들은 30cm의 관계에서는 가능하지만, 3cm의 거리에서도 하기 힘든 말이라는 것이다. 마치 돋보기나 망원경처럼 너무 가까이 봐도 안되고, 너무 멀리 봐서도 안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문제이다.  

이렇듯 공분을 산 것은 사회적 거리가 30cm인 친한 친구에게 속 내를 드러내며, 털어놓을 때나 함 직한 말을 공중파에서 타인을 대상으로 해 버린 것이다. 이러한 미숙한 대화의 기술은 시험 위주의 학창시절에서 점수만 강조하며 사회적인 자산들-예를 들면, 사교성, 예절, 대화의 기술-을 생각해 보지도 않게 만든 사회적인 책임일 수도 있다.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라 공부에 홀인을 하며 살아온 것 같고,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데는 신경 썼지만 정작 마음을 화장하는데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

덕분에 지은 죄도 없이, "New York Times"에 실명이 거론되어 기사가 났으며, 일부 방송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보도를 하고 하고 있다. 특히 둘~셋 정도의 여자들은 정말 졸업을 하고서도 취업 때까지도 실명으로는 사회적 활동이 쉽지 않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연인과의 관계에도 사회적인 거리는 중요하며, 분명 하지 못할 말들이 많다. 특히 자신의 과거나 상대방의 과거에 대해서는 서로 묻어두는 것이 편하며 또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어떠한 경우라도 사회적인 거리는 잊지 말아야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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