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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2월 27, 2010

미안하지만 최악의 관광마인드 거제도

해외 여행-특히 배낭여행을- 많이 다녔던 필자의 눈에는 거제도에 머문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많은 문제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안내판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도로 변에 안내된 안내판은 비교적 양호하나 거제도의 포털을 담당하는 터미널은 최악의 여행 환경이다.

1. 안내판

인구 23.3만명(2010년 기준)의 거제도는 조선소가 있어서 외국인들의 입출입이 많은 곳이다. 공식 거주 외국인만 해도 8,084명이고, 비공식적인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약 1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이 거제도 이다. (2010년 1월 기준 ... ※ 참고 ☜

이용을 한 지 채 몇 번이 되지 않았지만, 유난히 외국인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간판을 살펴보니 맙소사!



서울은 외국인 입출입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대부분의 질문이 다음과 같다.

 Is this the right place to go for Seoul?

대충 질문을 받은 사람들을 국적별로 보면 ...

- 동남아, 중앙아시아 4~5명
- 미국인 2~3
- 호주인 2
- 일본인 3
- 중국인 3

그 조그만 시골의 터미널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소라는 지역의 특성 때문에 외국인들이 항상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내판은 한글 밖에 없다. 이건 공무원의 무관심이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관광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수많은 외국을 다녔을 것이다. 그리고 후쿠오카와 같이 한국인이 많이 다니는 곳까지 분명 다녀왔을 것이다. 후쿠오카는 공항이나 여객선 터미널에 내리는 순간부터 한글로 시작하여 버스, 쇼핑센터, 거리의 버스정류장까지 모두 한국인을 배려하여 한글 표기가 되어 있다. (우습게도 여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여행박사라는 여행사이다. 현지의 공무원들은 일부는 여행사에 자문을 구했고, 일부는 업체에 자문을 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예산도 들지않는 기본적인 관광정책을 세우지 못한 것은 오로지 공무원 마인드와 무지,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없다. 이것은 한 특정 정당이 좌지우지하는 시정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러한 순한글로만 된 안내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님 좀 짱인 듯~" (너무나 한글을 사랑해서?)

서울, 대전, 부산 등 이런 것은 위키백과에 들어가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그냥 그대로 있다. 복사를 해서 붙이기만 해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오지를 가도 영어는 공용으로 표기를 한다.

2. 버스

버스 회사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목적지에 그냥 영어만 써놔도 충분할텐데, 이 분들도 너무나 한글을 사용해서 한글로만 표기를 한다.

거제도의 외도는 겨울 연가의 영향으로 일본 관광객이 유난히 많이 오는 곳이다. 그렇게 스스로 거제도도 자랑을 하면서 안내판은 제대로 배려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3.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많은 관광 수입을 기대한다?
순진하기는 하지만, 딴에는 맞는 말이다. 기존에 3시간 이상이 걸리던 부산이 거가대교로 연결되면 거의 30~40분의 생활권 안에 들게 되다. 부산은 알다 시피 오사카나 후쿠오카에서 매일 거의 10편 가까이의 페리가 왕복 운행을 한다. 여객선만 봐도 다음과 같다.

1. 뉴카멜리아  (부산-후쿠오카)
2. 비틀  (부산-후쿠오카)
3. 코비 (부산-후쿠오카)
4. 하마유 (부산-시모노세키) * 후쿠오카
5. 성희호 (부산-시모노세키) * 후쿠오카
6. Sea Flower2 (부산-이즈하라 )  * 대마도
7. Dream Flower  (부산-이즈하라 )  * 대마도
8. Sea Flower2 (부산-히타카츠 ) * 대마도
9. 팬스타드림호 (부산- 오사카)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여러 측면에서 이러한 부산에 도착하는 일본의 잠재 고객들이 모두 거제의 손님이 될 수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산의 숙박료보다 거제에서 숙박하는 것이 훨씬 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체감하는 거제도의 물가는 부산의 1.3배 정도, 서울의 1.4배 이상 비싸다)

둘째, 거제도 자체의 관광 자원이다. 좀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여행 전문가의 입장에서 내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입장이라면 거제도는 외도를 제외하고는 볼 것이 전혀 없다. 일본에도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 하나를 위해 거제도를 관광 일정에 넣지 않는다. 너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터키를 가 본 사람들은 트로이 목마를 보고 싶어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일정을 빼는 원리와 동일하다.)

셋째, 거제도는 부산 - 거제 - 진주와 묶으면 임진왜란의 테마가 완성되는 관광 벨트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오사카/대마도와 연계를 하면 바로 그 자체가 전쟁 테마이다. 준비에서부터 정벌/항쟁에 이르는 적나라한 역사가 바로 접근성의 해결로 상품이 될 수 있다. 대략적인 시높시스는 부산에 도착한 왜군과 한산대첩의 배경이 되는 거제와 진주성까지 묶으면 최상의 임진왜란 테마이다. (고성의 공룡박물관은 옵션으로 끼워넣으면 딱 좋겠다.)



그러나 거제도는 전혀 준비되지 못했다.

거가대교를 개통을 위한 사전 준비는 꽝!

그러나 이러한  특수를 누리기에는 거제는 전혀 준비되지 못하였다.

첫째, 도로 문제이다. 인구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는 시골도시보다 조금 나은 편이며, 택시 기사들은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거제도는 교통의 지옥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둘째, 쓸만한 숙박 시설조차도 별로 없어서, 부산에서의 숙박을 대체할 호텔 등이 많지 않다. 있다손 치더라도 주변 상권이 연계되지 않아서 지역 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특산물이 유자차를 빼면 딱히 추천할 것이 없다.

세째, 버스나 배 등의 관광 교통 편도 위에서 보다시피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 패키지 여행은 그나마 낫겠지만, 개별 여행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관광지의 안내 책자 또한 중국어판이나 일본어판 자체를 찾기 힘들다.

네번째, 순서는 네 번째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거제도는 관광지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거제도가 자랑하는 포로수용소는 오직 내국인들을 위한 국내용(Domestic)이다. 외국인에게 어필될 관광지는 오직 하나 외도  밖에 없다. 거제도가 자랑하는 해금강 또한 외국인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할 것이 되지 못한다. 지중해의 코발트 블루를 본 사람들에게, 오키나와의 깨긋한 바다를 본 사람들에게 과연 거제도의 해금강이 어필될 것이 있을까? 또한 오밀조밀한 바다조차도 동남의 그것과 비교할 필요조차 없다. 결국은 테마여행지를 연계할 도리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테마는 위에서 이미 언급하였다.

실무자를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무사안일의 시 의원들과 공무원들을 한 칼에 날려버릴 수 있을까? 아마도 지역 특성 상 어렵겠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바로 그 공무원이라면, 응급조치라도 당장하라! 그러면 욕먹을 일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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