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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9월 27, 2009

미국 영어에 대한 착각 - 영어의 중심은 영국 영어

사전과 실제의 차이

"What kind of company do you work for?" 카인드 오브 컴퍼니 두유 워크 포?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 처음 만났을 때, 던진 질문이다. 우습게도 시골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정확한 발음 교정을 할 기회는 좀처럼 없다. 위의 질문에 대해 외국인은 전혀 알아 듣지 못했다. ""이라는 것 때문에 .... 결국 그 외국인과 나는 아래와 같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방언처럼 서로가 물었다.

"뭐꼬가 뭐시기?"  I'm sorry?

"뭐꼬가 뭐시기가 뭔교?"   I can't understand you.

"뭐꼬가 뭐시기가 뭔교가 뭐라유?" ....

결국 글을 써서 보여주었더니 ... "WHAT"은 ""으로 읽어랜다. 젠장 ~ 사전엔 분명hwat로 되어 있었는데 ....

위의 이야기는 사전으로 공부하는  옛날 교육의 폐해에 대한 그저 그런 작은 해프닝이다.

학교나 학원 등 대부분의 교육 교재가 미국식 발음으로 되어 있어서 대학교 때까지는 미국식 영어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다. 이런 생각이 처음으로 깨진 것은 첫 해외 출장 때부터이다. 처음 출장은 태국 방콕으로 갔는데 이곳은 온갖 잡스런 영어의 집하장이다. 그래도 대세를 이루는 것은 영국식 영어 ...

전 세계의 영어를 만나다

두번 째 해외 출장은 스위스 관광청의 초청을 받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한국 대표 자격(한국은 4명)으로 취리히에 갔었다. 아시아 국가들도 모이니 재미나는 현상이 일어났다. 동남아 여러 국가 중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대표들은 비교적 친하게 지내는데, 싱가폴은 왕따가 되었다. 싱가폴 사람들은 주위의 국가보다 잘 살기 때문에 특권의식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은 아시아 전체의 왕따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8명이 초청되었는데, 자기들만  노는 판에 끼어들기가 힘들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두 명씩 밖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일본 영어가 짧은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영국의 식민지인 홍콩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영국식 영어를 사용한다. 싱가폴도 한 때  대영제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가 대세를 이룬다. 말레이지아나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말할 것도 없이 영국 영어다. 일본도 영국 영어를 선호하는 편이나 내가 보기엔 미국 영어와 영국영어를 우리나라만큼 그렇게 가리는 것 같지는 않다.

유럽은 대부분 영국식 영어를 사용한다. 영어를 그렇게 잘 하지 못하는 사람도 유럽에만 가면 영어 실력이 쑥쑥 되살아난다. 제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유럽인들은 대부분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며, 아주 천천히 얘기를 한다. 가끔 호주나 유럽에서 온 사람 중에 충청도 뺨치는 느린 속도로 얘기하는 사람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대부분을 아시아 대표들과 친하게 지냈지만, 가끔씩은 러시아 대표들이나 박람회에 참석한 각 나라의 사람들하고도 의례적인 인삿말을 나누며,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IMF 때라 대부분 외국인의 관심사는 economic crisis였다.

전 세계에서 초청되는 이 박람회에서 미국식 영어와 언어에 대한 나의 환상은 너무도 쉽게 깨져버렸다.  세상의 중심 영어는 여전히 영국식 영어였고, 미국식 영어를 쓰는 사람은 내 동료 녀석과 미국 대표 밖에 없었다. 확실히 발음의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이 미국식 영어를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히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근본적인 차이점

문법과 어법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근본적인 차이는 기술주의를 따르느냐 규범주의를 따르느냐이다. 미국식 영어는 기술주의를 따른다. 이것은 우리의 서울말처럼 "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 곧 문법이요, 언어다!"라는 태도를 가지며, 규범주의는 "맞는 문법은 이러하다!"라고 정의를 한 뒤에 무식한 것들이여, 이것에 맞게 써라!"라는 언어태도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영국식 영어가 규범주의 문법을 따르며, 한국어 또한 규범주의 문법을 따른다. 규범주의 문법은 시대와 함께 빠르게 변해가는 언어적인 유희를 단지 "언어오염"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한국어에서 "그녀"라는 말이 정식 문법으로 채택된 것이 1980년대 였으니, 규범주의 문법의 한계를 절실히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있는 극단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태도를 취하던 간에 서로의 언어발전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COLOR라는 단어는 예전엔 colour라고 사용되었다. 그것도 20세기 중반 이후에 이러한 개선작업들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단어조차도 격차가 발생하였다. 영국에서 사용하는 metre와 같은 단어는 미국에서는 meter로 정리되었지만 영국에서는 여전히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elevator)와 같은 단어는 아예 영국에서는 lift라는 다른 단어를 쓰고 있다. 동사형에서도 미국에서 learned라고 사용하는 것들을 영국에서는 learnt로 사용한다. 이러한 격차들은 학습을 통해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

지역 방언

또한 언어는 지역마다 많은 편차를 가져오게 한다. 똑 같은 영국식 영어라도 호주와 뉴질랜드는 언어의 섬을 이루어 방언이 심하다. 필리핀도 미국의 식민지를 겪었지만, 토착어인 따갈로그어와 섞이면서 요상한 발음으로 변했다. 다른 지역뿐만 아니라 같은 나라에서도 지역 방언과 습관이 생겨난다.

"A boy met a policeman in the street!"

솔트레이크에서 살았다는 한 중학생이 내가 가르치는 학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 아이는 위의 문장을 아래와 같이 읽었다.

"에이 보이 멭 에이 폴리스맨 ...."

우리도 "의사", "의원"이라는 단어를 어떤 지역에서는 "이사", "이원"이라고 읽는다. "왜 그렇게 읽니"라고 물었더니 자기 미국 친구들이 다 그렇게 ""라고 읽지 않고 "에이"라고 발음한단다. 그래서 위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발음하면, 대도시에서는 촌놈 취급한다!"


계층간 영어

미국의 양반이라는 WASP(White, Anglo Saxon, Protestant)와 흑인, 히스패닉 등 수 많은 계층, 인종 간의 특이한 발음이 존재한다. 물론 그 중 가장 고급 언어는 백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며, 마이클잭슨조차도 "백인처럼 말한다!"는 비아냥을 흑인들에게 듣기도 했다.

영국 영어는 영어의 중심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서울 지역에 영국에서 온 영어강사 또는 선생님은 기피를 당하는 편이다. 꽤나 괜찮은 학벌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것이 편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로열 잉글리쉬를 외면하는 학부모들을 보면, 쓴 웃음이 나올 뿐이다. 얼마 전 토플 실험에서 한 학생이 인터뷰를 하는 시험관 중의 하나가 호주 사람이라서 당황했다고 하는 말을 전해 들었다.

대한민국이야 갱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 제주도 사투리를 쓰지 말고 표준말인 서울말을 사용하라고 강요를 하지만, 영어는 전혀 그렇게 않다. 영국식 영어도 영어요, 미국식 영어도 영어요, 영국식 영어도 영어다. 다만, 계층간 언어 차이에 대해서는 그렇게 인정하는 편은 아니다.

모든 영어는 영어다!

백인 영어, 미국식 영어에 쩔은 한국 사람들이 현지에서 가장 고생하는 것이 계층 간, 인종 간의 언어이다. 이런 것들은 사실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만 열심히 봐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괜히 미국가서 돈 버리고 오지 않으려면, 미드라도 열심히 반복해서 보고가라!

"한국에서 배운 것은 소용없다!"

좋종 이런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 그런 놈들에게는 싸다구를 날리고 싶다.

'그럼 ... 교과서에서 욕하고, 사투리를 가르치리?'

이런 변변찮은 분들이 "미국인들은 이렇게 말해!"라는 말을 들어보면, 웬만한 참고서나 교과서에 나오는 표현들이다. 이런 것들은 개인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백인 영어만 영어가 아니라, 흑인 영어도 영어고, 하다못해(?) 필리핀 영어도 영어이다. 심지어 일상생활화된 한국 영어도 있다.

"long time no see!" (오랫간만 입니다!)

이 말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영어가 짧은 한국인들이 영어를 한국식으로 사용하다가, 미군들이 그럴 듯하게 생각하어 미국에 돌아가서도 유행되어 이제는 일생생활화 된 말이다.

또한 우리네 사극에서 사용하는 한국어도 다르듯이 "Brave Heart"와 같은 고전물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굳이 미국에 살지 않아도 이런 것들은 극복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가장 기본이 되는 표준적인 일상어이다. 우리나라도 교과서만으로 배운 말로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듯이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영어 자체를 위한 영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영어 그 자체를 배우기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비극이다. 영어로 다른 학문을 하거나 뭔가를 습득하기 위해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와 같은 언어가 필요한 것이지 언어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흔히 사회에 나와서 언어학 전공자들이 빠지는 딜레마 중의 하나가 전공한 자신보다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 말을 훨씬 더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을 보고는 좌절하는 것이다. 외국가서 경제학을 배우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영어를 배워야 하고 영어로 경제학을 공부한다. 언어 하나만 죽도록 공부한 사람이 두가지 학문을 다 하는 사람에게 경쟁력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음성학이나 음운학, 형태론 등을 공부하는 것이지 회화자체를 공부하는 것은 부수적일 뿐이다. 영문학(또는 다른 나라의 모든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영어를 더 잘 배우기 위해 왔는데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고대문학(고대의 시와 산문)을 하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그 나라 언어를 배우기 위해 언어학이나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그 나라의 언어를 무엇인가를 배우고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삼을 때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목요일, 9월 03, 2009

영어로 비교하는 국어를 어렵게 만드는 과거의 잔재들

과거의 잔재 - 신약 성경

어렸을 때 교회에서 나눠주는 파란 포켓 성경을 무던히도 많이 읽었다. 말이 너무 어려워서 쉽사리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이 성경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국어를 오염시키는 지를 영어 성경을 보고 알았다.


"주께서 가라사대 ~--> He said ~"


간단히 번역하면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이렇게 하면 된다. 다음부터 성경 신약성서도 영어로 완독한 뒤 성경은 손도 되지 않았다. 이미 기독교와 카톨릭에서 공동 번역한 개정판 신약이 한국에서도 나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개정 번역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고 그것조차도 카톨릭에만 사용될 뿐 일부 개신교파를 제외하고는 종파와 이해관계가 다른 대부분의 개신교파가 수용을 하지 않아서, 과거 1800년대 말, 1900년대 초기에 번역된 잔재가 아직도 성경에 그대로 남아 있다. 혹시라도 비신자가 성경을 읽고 싶다면 차라리 영어 성경을 구해서 읽어라! 우습게도 영어 성경은 한글 성경보다 훨씬 더 쉽다. 영어판도 많은 과거의 잔재들을 정리해서 깔끔한 신약을 제공하는데 한글판을 너무도 어렵다.


과거의 잔재 - 한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경제 부분에서 "재화"와 "용역"이라는 말을 많이 배웠다. 현대 국어 트렌드에서 '재화'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도 않을 뿐더라, '용역'이라는 말도 '용역 깡패', '용역 대행' 등의 공사판 용어 외에는 잘 사용되지도 않는다. 이 어려운 말의 정체는 무엇일까?


알다시피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서양에서 들어온 학문이며, 우리나라 초기의 경제학은 일본의 번역을 통해 들어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들이 지금도 계승되고, 전승되어 국어를 어지럽히고 있다. 재화와 용역이라는 말의 원어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때에 이것을 발견하고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 재화 - GOODS → 상품 (> 제품)

* 용역 - SERVICE  → 서비스


이것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는 용어로 하면 그냥 '상품'과 '서비스'이다. 좀 더 어렵게 말하자면, 하나는 유형의 것이요 후자는 무형의 것이다. 현대 국어 트렌드에 맞게 사회책과 경제학 책을 개정한다면 간단하게 <상품과 서비스>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재일교포들은 동의를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사전] 숙어(phrase) 어원에 대한 사이트

숙어 어원에 대한 사전은 아래의 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www.phrases.org.uk/meanings/index.html

강남 영어유치원 년간 1800만원?

관련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201821315&code=940401

얼마 전 일제고사를 통해 서울- 경기의 초등학교 학력이 가장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생각해도 이것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특히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가장 어려운 지역이다. 워낙 실력이 들쑥 날쑥 하기 때문이다. 가르 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상위 10%와 하위 10%는 솔직히 분리해서 가르쳤으면 할 정도이다. 이들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그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 경험으로는 서울에서 대부분 상위 10%는 중상층 이상의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수입을 가지고 있으며,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많았고, 하위 10%는 맞벌이 가족이거나 또는 이혼 가정처럼 외부모들이 키우는 결손 가정의 학생들이 많았다. 그들의 학력 격차는 정말 말그대로 하늘과 땅차이다.

상하위 뿐만 아니라, 상중의 격차조차도 상당하기 때문에 잘하는 최상위 5% 때문에 중하위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서울-경기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통계 참고) 이것은 비단 서울 뿐만 아니라 소득격차가 심한 도쿄나 오사카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결과를 가지고 있다. 기사에 나온 사례와 내가 경험한 사례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강남 영어유치원 年 1800만원…국립대 연평균 등록금의 4.3배?
학력이 뛰어난 아이들 중에는 영어유치원을 나온 아이들이 많다. 2009년 7월 20일자 경향신문에는 "강남 영어유치원 年 1800만원…국립대 연평균 등록금의 4.3배"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온다. 청담동 모 영어유치원에서 1개월에 150만원, 연간 1800만원이라는 등록금과 서초구의 한 유치원도 월 98만원(년간 1200만원) 정도 든다는 기사가 나왔다. 내 딸도 처음(2007년)에는 근처에 있는 강동밤비니를 다녔는데, 7세 때부터 매월 60만원 이상(년간 800만원) 정도 들어갔다. 강동밤비니는 2008년에 망했고, 초등학교에 1학년 때는 송파폴리(매그네틱)를 다니다가 2009년 7월 현재는 강남폴리를 다니고 있다. 전일이 아니라 방과 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도 월 약 3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기사는 이들 영어유치원에 대한 비난보다는 소득격차가 지식격차로 이어지는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실 내가 딸아이를 영어유치원 보낸 것은 일반유치원이 훨씬 더 비싸고, 질이 형편없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일반유치원은 45만원 정도 하는데, 식비, 교통비, 교재비를 더하니 60만원이 훌쩍 넘어가 버린다. 일반유치원이 영어유치원보다 훨씬 더 비싸거나 동일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일반 유치원에 보내겠는가? 좀 더 저렴한 구립, 시립유치원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곳에는 1년 전에 예약을 해두어도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아이들을 위한 공적 인프라가 이 따위인데 ... 누구를 비난할까?


까다로운 입학 시험
이들 영어유치원은 보통 5세~7세반 그리고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입학 조건부터 까다롭다. 4세반과 같이 처음 시작하는 반은 그냥 들어갈 수 있지만, 5세~6세반에 들어가려고 해도 파닉스(Phonics)를 요구한다. 즉 읽기 시험에서 떨어지면 입학 자격조차 박탈된다. 7세반은 어느 정도 말하기(speaking)와 읽기(reading)가 가능해야 하며 또한 자체 시험도 PELT 2급 정도는 되며, 초등학교 1학년 방과 후 프로그램에 들어가려도 해도 TOSEL과 같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은 놀랍게도 현 교육과정의 중학교 3학년 이상의 수준을 요구한다. 따라서 외국에서 살다온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많은 어학원들이 이제는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에서  7세반을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곳에서 7세는 아예 입학시험의 기회조차도 갖기 힘들다.

교육의 효과
내가 경험한 바로는 교육의 효과는 놀라웠다. 2007년 3월 7세반에 들어가려던 내 딸은 원래 Speaking과 reading은 고사하고 알파벳조차 되지 않아 자격조건 미달이었는데, 갑자기 결원이 생기는 바람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7세 때 ABC를 배워서 ... 9세인 2009년 지금은 가르치는 아이 엄마보다 훨씬 낫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이젠 엄마가 가르치는 것을 버거워 한다. 아이는 writing을 하는데 엄마가 교정을 해주는 것을 힘들어 한다. 읽기(reading)와 듣기(Listening)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 녀석들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아직은 초등 2학년이라 한계 때문에 어휘력과 논리력이 달리는 정도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미 PELT BASIC 1급을 보았는데, 무난하게 통과했다. 2학년인 지금은 TOSEL JUNIOR 2~3급 수준으로 평균 80~87점 수준이다. (아래 TOSEL 참조)

부작용?
예를 들면, North, East, South, West가 동서남북이라는 방향이라는 것은 아는데 북쪽과 남쪽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모르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다는데 나에겐 조금은 충격적이라 영어는 방과후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기로 하고 별도로 한자를 가르쳤는데 한 달만에 8급~7급을 마스터하고 지금은 6급 한자를 하고 있다. 확실히 국어에 대한 이해력이 좋아졌다. 한자는 국어뿐만이 아니라 수학, 사회, 자연, 과학과 역사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식으로 가르친다.

萬人 = Ten thousand people --> Many peole --> All people
萬歲 = Ten thousand years --> Forever
靑山 = Green Mountain
靑空 = Blue Sky
是 = right, be(am, are, is )

또한 미국식 교과 과정으로 배우기 때문에 초중등학생용 영어사전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딸이 찾는 단어의 60% 이상이 그 사전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Longman Activator를 사줄까 하다가 고민 끝에 그냥 네이버 사전을 찾으라고 권해주었다. (사실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한영사전보다는 LONGMAN과 같이 뜻을 풀어쓰는 사전이 더 좋다.)

예전에는 영어유치원의 가장 큰 문제로 '창의력'과 'EQ 문제'를 많이 들었고, 확실히 여러 문제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영어유치원에서는 한국인 강사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 보강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많이 보완했다. 딸의 2학년 초등학교 반에도 같은 유치원 출신이 3 명 더 있는데, 그 중 딸만 주위가 산만하고 집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집중력, 주위산만은 영어유치원의 문제라고 하는데, 25% 확율이면 이것은 일반유치원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일반유치원을 나왔다고 해서 주위가 산만하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할 것 같고 아마도 수학 예습을 미리 해주는 와이프 때문에 흥미가 반감하여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어릴 때도 산만한 편이었으니 유전이랄까 그래도 나나 딸이나 성적은 좋은 편이니 말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성적 좋은 학생은 가장 싫은 학생일 것이다.)

영어유치원이 비싸다?
와이프가 아이 엄마들이랑 얘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영어유치원이 해외연수 보다는 훨씬 싸다는 결론이었다. 영어유치원 1년 보내는 것이 여름-봄-겨울방학 해외연수를 매년 보내는 것보다 훨씬 싸고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6학년 때까지 여름, 겨울방학마다 연수 나가도 내가 보기엔 영어유치원 1년 다닌 것만 못하다. 일관되고 단계적인 과정을 거치는 1년과 지속성, 체계성이 떨어지는 6회(3~6학년)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다. 해외 어학연수 6회를 기준으로 하면 두달 60일간 6회하면 360일이며, 비용으로 최소 비용 400만원(2인 기준) X 6회 = 2,400만원이다. 이것도 있는 집이나 가능하지 않겠는가? 해외 어학연수는 같은 레벨의 학생들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에 제자리 걸음만 여러 번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영어유치원은 고작 6세~7세 밖에 다닐 기회가 없으며, 모국어 언어인지(LAD)의 한계 나이라는 5세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일 수도 있다.
딸은 이미 1년을 Full Time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1년을 방과 후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동화책을 읽히고 논술형 문제 또는 내용파악 문제를 풀게하면, 고등학생 1학년 조카보다도 더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문제를 풀었다. 이것은 어휘력 또한 그렇게 뒤지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다. 또한 Grammar를 배워도 영어로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효과적이었다. (subject는 주어라고 배우지 않고, 그냥 subject요, 동사는 그냥 verb다. 한국어로 주어, 동사 개념을 가르치는 것보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이미 동화책, 추리소설, 판타지등 다양한 어린이 동화를 읽고 있다. 이러한 것은 방학 영어연수를 매년 다녀온다고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다. 미국의 초등 교과 과정(Science, Social, etc)을 영어로 배우는 학생들과 겨우 기본 표현이나 기초를 익히려 연수를 가려는 학생들은 교과 과정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에 초등학생용 영어동화를 1권씩 읽고, 영어로 수업받는 아이들과 연수를 가서 기본적인 표현을 배우는 아이들과 reading, writing, speaking이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보낼 수 있다면, 보낼 능력이 된다면, 보낼 환경이 된다면, 적극 보내는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세금으로 정부가 해결할 문제이고, 교육비 지출은 건전한 소비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영어유치원에 대한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서울조차도 많지 않다. 서울조차도 강남권을 제외하고 이럴진데 지방 도시는 말해서 무엇할까? (괜찮은 곳이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같은 나이의 조카딸은 영어를 하는 대신 다독을 선택했는데 이것 또한 좋아보인다. 또래 중에는 가장 똑똑하고 아는 것이 많았다. 지금은 English Phonics 수준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빠르게 따라 오고 있다. 나는 그렇게 다독하여 아는 것은 많은 조카 딸이 더부러워 보일 때도 있다.

영어에 목숨걸다?
내가 생각해도 딸은 초등학교 때 토익만점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영재는 못되는 것 같고 또한 그렇게 강요할 생각도 없다. 다만, 영어를 어느 정도 자신감있게 하면서, 일본어(와이프 전공분야)나 중국어(내 관심분야) ... 특히 중국어 정도는 어느 정도 불편함없이 구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즉, 영어를 목적으로 삼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언어는 다만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뿐이다. 이 복잡하고, 좁은 한반도에서 좀 더 자신있게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좀 더 자신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의 바램
지금도 나는 이민을 떠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더욱 더 심해진다.), 어줍잖은 박정희 시대의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며 살아왔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가, 민족에 대해 적잖은 책임감을 느끼는 된장이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잘하는 미국 시민으로 키우기 보다는 한국의 역사성과 도덕적인 규범을 지닌 아이로 키우고 싶다. 한국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조선족과 교포들은 그들이 미국에 있건, 중국에 있건 그들은 한국 사람이 아니다. 그들에게 물어보라! 당신은 미국의 시민인가 아니면 한국의 시민인가? 그렇다면 십중팔구 그들은 조국은 한국일지 몰라도, 내 나라는 미국이요, 중국이라 라고 말한다. 정체성에 가장 혼란을 느끼는 재일교포를 제외하고는 재미교포나 재중교포(조선족까지) 1.5세대 또는 2세대들 중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다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주고 싶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점점 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로 소수의 젊은이들이 다수의 노친네들을 먹여살려야 하는 그런 나라가 될지라 하더라도 그 부담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물릴 생각이 전혀 없다. 그것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 젊은이들은 모두 떠나고 찾아볼 수도 없는 텅 빈 시골마을처럼 대한민국이 노인들의 나라가 되지 않으려면, 그러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적어도 이명박 정부와 같은 국가 운영이 지속된다면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어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며, 그나마 남아있던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도 빠져나가서 그곳에서 생산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