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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1월 01, 2010

체벌금지의 대안과 그린마일리지의 사각지대

체벌금지를 시행해서, 아이들의 통제(control)가 안된다고 지금 학교에서 난리라고 언론은 떠들어 댄다. 특히 조중동과 기독교 계열들 ...
말로 해서 듣지 않을 문제아라면, 역시 매로 해서도 다스릴 수 없다. 체벌이 통제의 최고 수단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를 하지만, 체벌이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서양 모두 논쟁 중이다.

그린 마일리지?
체벌금지 조치는 분명한 대안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체벌금지 조치는 그린 마일리지와 같은 제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래의 제도는 미국의 어느 학교에서 제안하는 것 중 일부를 제시한 것이다.

그린마일리지는 상점과 벌점을 주고서, 서로 상쇄시켜 가면서, 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평점을 매기는 제도로 자동차 운전의 벌점과 같은 -일방적인 마이너스(-) 형과는 달리 정해진 규칙을 제대로 지켰을 때는 자동적으로 플러스(+) 상점이 붙는다. 예를 들어, 교칙 위반이 없으면 매월 +2점의 상점을 받고, 교칙 위반이 있으면, -점수를 받아서 마이너스 점수의 축적이 일정 이상이면 벌을 내릴 수 있다. 교사는 옐로카드와 그린카드를 들고 다니며, 마이너스 또는 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다.

교사는 자신의 학생 뿐만이 아니라 다른 반의 학생에게도 상 또는 벌을 줄 수 있고, 그것을 수용하는 권한을 가진 주체는 해당반의 담임이 된다. 학생들이 억울하게 벌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도, 자신이 받은 벌점에 대해서 어필을 할 수도 있다. 감정적인 벌점 부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목별 성적에도 학습태도에 대한 비중을 5/100를 부과한다면, 좀 더 나은 통제력이 생길 수 있다.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담배를 핀다거나 이런 기본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2의 비교적 무거운 벌점이 부과된다. 또한 수업 시간에 심하게 떠들어도 -1이 부과된다. 이런 크레딧의 특성상 쌓기는 어려워도 까먹기는 쉽다.

삥을 뜯는 갈취, 학교 폭력, 폭행, 집단 따돌림과 같은 행위들은 바로 정학을 매길 수 있는 수준까지 마이너스 점수가 부여된다. 또한 이것들은 벌을 받았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고, 교칙 위반이 없을 시 생기는 +상점으로 상쇄시킬 수 밖에 없다. 다만 동일한 처벌을 두번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폭행이나 살인, 상해와 같은 반인륜 범죄도 바로 퇴교가 가능하다.

벌점이 누적되면, 반을 가르는 격리조치 또한 채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너스가 누적되면, 바로 퇴학까지 시킬 수 있는 좀 더 비정한 제도이다. 일본 드라마 <고쿠센>의 양쿠미가 맡는 3학년 D반과 같은 반이 생길 수도 있다.

<고쿠센>(高校生) 시즌1,  3학년 D반의 담임을 맡은 양쿠미 

학년이 바뀌어 마이너스 점수가 없으면, 24점의 플러스를 받게 된다. 이 경우 +4점의 점수를 이월할 수 있고, 20점 이상인 경우 +2점을 이월할 수 있다. 따라서 2학년부터는 최고 28점이나 포상 등을 통해 획득한 그린마일리지로 30점 이상의 획득도 가능하다. 역으로 마이너스 점수도 -4~ -2까지 이월되기 때문에 이것도 조심해야 한다.

학기별 학력 우수에도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각각 1점씩을 가산 받을 수 있다. 또한 선행 등의 표창과 외부 표창 등에도 각 1점씩 그린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예상 폐해
대부분의 선량한 학생들은 플러스 점수를 유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폐해도 예상된다.  

첫째, 통제가 되지 않는 학생들 중에서 전보다 더 많은 정학과 퇴교 조치가 생길 수 있다. 즉, 기존의 매보다 훨씬 더 취약한 계층에 더 엄격할 수 밖에 없는 제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면 분명하고, 엄격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체벌 금지 조치는 매보다 조금 더 비정한 제도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량한 학생들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매 보다도 더 비정하고, 강력할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둘째, 이러한 제도는 교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크레딧 관리 자체가 또 하나의 업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세째, 아무리 좋은 제도일지라도 주관적 운영에 의해 좌우될 수 있으므로, 들쑥 날쑥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세밀한 매뉴얼을 제시하여야 한다.

아쉬운 점
체벌에 대한 폐습은 너무나 지겹도록 겪었다. 이제 그 폐습을 다른 방법으로 제거하려고 한다면, 좀 더 시간과 대안을 가지고 제도를 시행해야 했다. 이 조치가 좀 더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려면, 대안이 될 수 있는 운영 방안과 예상되는 폐해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했어야 했다. 교장실로 보내는 것이 대안이라는 것은 정말로 허무하지 않은가?

본인의 경험상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들의 문제는 대부분 사회적인 문제였다. 그 아이의 부모가 맞벌이를 한다던가, 아니면 저소득층의 반항아들이었다. 부모들이 관심을 주기 힘든 그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는 학교를 넘어 사회, 정치권 모두가 지고 있다.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를 넉넉히 채워주지 않은데서 발생한다. 그래서 무능한 정권은 가혹한 제도나 법보다 더 무섭운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정의보다는 일탈을 먼저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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